나는 study-clipper로 자료를 저장하면서 이 과정을 더 연결할 수 있을지 생각했다. 요약과 Notion 저장에서 그치지 않고 daily-digest와 학습 회고로 이어 가려는 관심도 여기서 생겼다. 자동화가 된 부분만 확인하면 편리함을 느낄 수 있지만, 실제로 어디서 다시 손이 가는지는 다른 눈으로 봐야 했다.
모니카 파커의 『The Power of Wonder』를 다룬 독서 메모도 이 질문으로 이어졌다. 출판사는 이 책을 경이로움과 호기심, 개방성, 몰입을 탐구하는 책으로 소개한다. 나는 책의 모든 연구 주장을 옮기기보다, 익숙한 것을 다시 볼 시간을 내 생활에 어떻게 만들지 생각하고 싶다. 출판사 공식 소개
기존 메모의 Vagabonder라는 말은 이 글에서 정해진 경로 밖을 살피는 사람을 가리키는 비유적 이름으로만 쓰겠다. 검증된 심리 유형이나 연구자의 공식 분류라는 뜻은 아니다. 특정 단어의 어원이나 유명한 심리학자의 인용을 확인하지 않고 덧붙일 필요도 없다.
관찰한 행동과 이유를 따로 적기
누군가 웹페이지를 열었다가 닫았다고 하자. 관찰한 것은 페이지를 열고 닫은 행동이다. 내용을 싫어했다거나 이해하지 못했다는 설명은 추측이다. 필요한 정보를 이미 얻었을 수도 있고, 전화가 와서 멈췄을 수도 있다.
자동화에서도 비슷한 혼동이 생긴다. 사용자가 요약을 받은 뒤 원문 링크를 열지 않았다는 기록만으로 요약에 만족했다고 결론 내릴 수 없다. 링크가 눈에 띄지 않았거나 나중에 읽으려고 남겨 두었을 가능성도 있다. 행동 하나에 이유 하나를 붙이면 다른 설명을 확인할 기회를 놓친다.
스탠퍼드 d.school의 현장 관찰 안내는 관찰과 대화를 함께 사용해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필요와 어려움을 이해하도록 제안한다. 나는 그 안내를 참고해, 행동을 본 뒤 이유를 단정하기 전에 상대에게 확인하는 단계를 넣고 싶다. 내가 본 행동만으로 상대의 마음을 안다고 쓰지 않으려는 기준이다. 현장 관찰 안내
개인 노트에서는 관찰한 내용을 짧게 적은 뒤, 내가 붙인 해석을 다른 줄에 남기면 된다. 처음부터 학술적인 현장조사처럼 꾸밀 필요는 없다. 관찰과 추측을 섞지 않는 것부터 시작하고 싶다.
네 칸짜리 관찰 노트
아래는 독자가 따라 해 볼 수 있는 가상 예시다. 실제 구독자의 행동을 조사한 결과는 아니며, 타인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라는 제안도 아니다. 먼저 내가 사용 중인 도구와 내 행동부터 기록할 수 있다.
| 칸 | 예시 기록 | 구분할 점 |
|---|---|---|
| 본 것 | 저장 후 같은 링크를 다시 찾아 열었다 | 화면에서 확인한 행동 |
| 내 해석 | 저장 위치를 기억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 | 아직 확인하지 않은 이유 |
| 다른 설명 | 원문 제목이 달랐거나 별도 계정을 썼을 수 있다 | 경쟁하는 가설 |
| 다음 확인 | 링크를 찾을 때 어떤 단어를 썼는지 물어보기 | 답을 유도하지 않는 질문 |
가설을 두 개 이상 적으면 처음 떠오른 설명을 덜 확신할 수 있다. 그렇다고 가능한 이유를 끝없이 늘릴 필요는 없다. 지금 개선하려는 작업과 관련 있고, 확인할 수 있는 설명부터 남긴다.
내 행동을 기록할 때도 해석은 조심해야 한다. 다시 검색했다는 사실을 기억력이 나빠졌다는 진단으로 바꾸지 않는다. 저장 제목이나 검색어가 맞지 않았을 수도 있다. 로그와 사용 장면에서 확인할 수 있는 조건을 먼저 살펴보는 편이 낫다.
상대방의 말을 남겨야 할 때는 기록과 공유에 대한 동의를 확인한다. 공개 글에는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자료를 그대로 옮기지 않는다. 기억만으로 대사를 만들거나 뜻을 다듬은 문장을 직접 인용으로 표시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익숙한 작업을 처음부터 따라가 보기
나는 도구의 구조를 알고 있어서 사용자가 어디서 막힐지 쉽게 지나칠 수 있다. 저장이 끝났다는 메시지만 보고 다음 단계가 당연하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처음 쓰는 사람에게는 저장된 곳으로 가는 링크나 완료 상태의 의미가 필요할 수 있다.
이 차이를 확인하려면 예시 문서 하나로 작업의 시작부터 끝까지 따라가 볼 수 있다. 어떤 화면을 열었는지, 클릭 뒤 무엇을 기대했는지, 실제로 무엇이 나타났는지 적는다. 이미 답을 알고 있으므로 처음 사용자와 같다고 주장할 수는 없지만, 내가 생략한 설명을 찾는 점검은 가능하다.
누군가에게 사용을 부탁한다면 기능을 설명하기 전에 그 사람이 하려는 일을 듣고 싶다. 이 버튼이 편하지 않느냐고 묻기보다 최근 비슷한 일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물을 수 있다. 내가 원하는 칭찬을 받아 오는 대화와, 실제 작업을 이해하는 대화는 다르다.
이 과정에서 한 사람이 불편하다고 말한 것을 전체 사용자의 요구로 확대하지 않는다. 관찰한 환경, 참여한 사람의 상황, 시도한 과제를 함께 남긴다. 중요한 문제가 보이면 다른 사례에서 같은 조건이 있는지 더 확인할 이유가 생긴다.
관찰을 기능 추가와 바로 연결하지 않기
문제를 발견하면 새 기능을 만들고 싶어진다. 링크를 찾기 어렵다는 말을 들으면 검색 기능부터 추가할 수 있다. 그러나 저장 완료 메시지에 원문 제목과 링크를 넣는 정도로 해결되는 상황도 있을 수 있다. 기능을 늘리기 전에 지금의 안내가 충분한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내가 시험해 보고 싶은 방식은 관찰 하나에 가능한 대응을 두 가지 적는 것이다. 하나는 코드나 기능을 바꾸는 대응, 다른 하나는 설명이나 작업 순서를 바꾸는 대응이다. 비용과 되돌리기 쉬운 정도를 비교하면 작은 확인부터 시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상의 요약 서비스에서 원문을 찾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면, 검색 화면을 만드는 방안과 요약 끝에 원문 링크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방안을 비교할 수 있다. 어느 쪽이 효과가 있는지는 실제 사용으로 확인해야 한다. 이 글에서 결과를 미리 정하지 않는다.
개선한 뒤에는 내가 겨냥한 행동이 달라졌는지 본다. 링크를 더 누르게 됐다는 숫자만으로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말하지 않고, 필요한 자료를 찾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반대로 클릭이 줄어도 첫 화면에서 원하는 정보를 얻었다면 목적에 맞을 수 있다. 측정 항목을 목표와 함께 정해야 한다.
개방성은 모든 제안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아니다
새로운 경험에 열려 있고 싶다는 말과 모든 새 도구를 설치하겠다는 말은 다르다. 나는 도구를 바꾸는 데 시간을 쓰면서 원래 풀려던 문제를 놓칠 수 있다. 지금의 작업에 필요한 질문이 있는지 먼저 적어 보고 싶다.
새 도구를 써 볼 때는 기존 방식에서 불편했던 조건을 하나 고른다. 더 빠른지, 실패를 알아차리기 쉬운지, 자료를 다른 도구로 옮길 수 있는지처럼 비교할 항목이 있으면 된다. 첫인상이 좋아도 그 항목을 확인하지 못했다면 사용을 계속할 이유는 아직 확정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제안을 받아들일 때도 근거를 묻는 편이 좋다. 내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버리지 않되, 유명한 사람이 썼다는 이유만으로 따르지 않는다. 어떤 입력과 상황에서 유용했는지 들은 뒤 내 작업에 비슷한 조건이 있는지 비교하겠다.
어린 시절 경험이나 특정 성격이 창의성을 결정한다는 설명으로 나를 분류하고 싶지는 않다. 이 글에서는 그런 인과관계를 검증하지 않았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내가 놓친 정보를 확인하고, 더 나은 근거가 나오면 이미 적은 판단을 고치는 것이다.
관찰 시간을 짧게 만들어도 남길 수 있는 것
관찰을 별도의 큰 프로젝트로 만들면 시작하기 어려울 수 있다. 나는 자주 쓰는 작업 하나에서 다시 찾기, 복사하기, 기다리기 같은 순간을 골라 짧게 적어 보려 한다. 하루 종일 자신을 감시하거나 모든 행동을 수치로 만들려는 계획은 아니다.
처음에는 10분 정도를 임의의 범위로 잡을 수 있다. 이 시간이 연구로 입증된 최적 길이는 아니다. 작업을 한 번 따라가고 관찰과 해석을 분리해 적기에 부담 없는지 확인하려는 제안이다. 시간이 더 필요한 과제라면 범위를 줄이거나 별도의 시간을 정하면 된다.
다음에 볼 때는 같은 불편이 반복됐는지, 내가 적은 가설 중 무엇을 확인했는지 살펴본다. 확인할 기회가 없었다면 모르는 상태로 남겨 둔다. 노트를 썼다는 이유로 통찰을 얻었다고 결론 내리지 않고, 실제로 바꾼 판단이 있는지 보겠다.
이 기록은 블로그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자동화가 편리했다는 말 뒤에 어느 단계가 줄었고 어떤 확인은 남았는지 적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직접 관찰한 범위가 작다면 그 범위를 밝히면 된다. 구체적인 한 장면을 정확히 설명하는 편이 경험을 크게 포장하는 것보다 읽는 사람에게 쓸모가 있다.
내가 Vagabonder라는 이름으로 남기고 싶은 태도도 그 정도다. 익숙한 길을 무조건 벗어나는 사람이 되려는 것은 아니다. 같은 길을 지나면서도 이전에 적은 설명이 맞는지 한 번 더 보고 싶다. 다음 기능을 만들기 전에 내가 본 것과 추측한 것을 나눠 적는 일부터 해 보려 한다.
참고자료
- Monica C. Parker, The Power of Wonder: 출판사 공식 소개 — 책의 정확한 제목·저자와 경이로움에 관한 논의 범위.
- Stanford d.school: Ethnography Field Guide — 관찰과 대화를 통해 다른 사람의 관점을 이해하는 방법.